지난 2011년 여름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을 챙겨 봤다면 이 사람을 기억할 것이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테너 김성록(사진).

솔직히 그 프로그램을 다 본적이 없다. 다만 그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봤다. 폴포츠와 함께 공연한 '꿀포츠'를 봤다.

김성록은 많이 특이한 사람이다. 미국에 온 한인 모두 제각각의 사연을 갖고 있듯이 미국을 방문중인 그에게도 여러 사연이 있다. 기회가 닿아 만났다.

테너 김성록을 소개할때 처음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 떠올린 단어가 '괴짜'다. 하지만 뉘앙스가 그의 이력을 다보고 그 단어 하나로 정의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니 따르기로 했다.

그는 딱 붙어서 길게 한 것이 없다. 1993년까지 서울시립합창단에서 활동을 한 촉망받던 성악도였다. 1981년 서울대 음대에 들어가 중퇴했지만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테너'라는 평을 받으며 테너 박인수의 첫 제자가 되기도 했다. 서울시립합창단도 1년 반만에 풍치 때문에 그만뒀다. 그리고는 산속에 들어가서 꿀벌을 치는 '노래 잘하는 양봉업자'혹은'꿀좋아하는 테너'가 되기도 했다.

"아마도 추구하는 바가 달랐지요. 요즘에는 세상이 다양화돼 이런 저런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예전에는 이상한 놈,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겠지요."

하지만 오히려 그에게는 자연에서 큰 성공을 찾았다. 다행인 것은 그의 기행(?)이 더 이상 괴짜로 보이지 않을 만큼 한국 사회가 다양해졌다. 그의 팬카페가 3개월만에 5000명이 된 것이 그 증거다. 그의 열창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를 들어봤다.

"자취방에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르는 거에요. 엄청 못 불러 시끄러워서 한 소리 하려고 문을 열었죠.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앞에 놓고 열창을 하고 있더라고요. 노래를 듣는 그 여자도, 노래를 부르는 그 남자도 너무 행복해 보이더군요. 그 때 깨달았어요. 노래는 저렇게 해야 하는 것이구나. 그 당시 저는 노래로 인해 행복하지 않았거든요."

그의 재능은 타고난 것이다. 거기다가 행복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꿀포츠'가 붙은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은 '폴포츠'를 울린 그를 이해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많은 것을 내려놓고 15년이 넘게 시골 생활을 했지만 자연을 버리고 도시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의외로 건강 때문이다.

"녹내장 문제도 있었고 디스크 때문에 양봉과 농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왔죠. 시골에서 농사짓는데 몸이 망가지면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도시로 나오게 됐습니다."

환속이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그가 방송에서 대립각을 세우며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으니 이상하게 보일 수 밖에. 하지만 열창은 행복했다.

그의 모습을 남가주에서 볼 수 있다. 내달 19일까지 간증 행사를 비롯한 여러 소규모 무대에 선다. 미국에 온 이유가 큰 공연을 생각하고 오지 않아서 그렇다. 그의 열창을 보면서 그의 다름을 자연스럽게 인정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미국은 그런 면에서 그에게 맞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문의: (213)700-7575

장병희 기자




'테너 김성록 초청 음악회’가 다음달 1일(주일) 오후 6시 한빛교회(담임 정수일목사) 본당에서 열린다.

김성록씨는 KBS방송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프로그램에서 꿀포츠라는 별명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영국 브리튼즈 갓 탤런트 우승자인 폴 포츠와의 협연 경험이 있다. 또 세종문화회관 공연 및 음악회, 찬양, 간증집회 등 연간 100회의 공연을 펼치는 등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문의: (626)200-6426 /kjang@sdhanbit.org